[영문 동화 출간 여정 3] 동화책을 옮기다 보니, 애니메이션이 다시 떠올랐다

이야기는 아직, 여러 형태로 옮겨지고 있다

이 글은 한국어로 제작된 동화를 영문 동화책(영어 그림책)과 영문 애니메이션으로 확장하며,
Amazon KDP 영문 동화 출간을 준비하는 실제 과정을 기록하는 시리즈 포스팅이다.
동화책 번역과 애니메이션 영어 더빙을 동시에 진행하며,
이야기가 여러 매체와 언어 안에서 어떻게 다시 구성되는지를 남기고 있다.

동화책을 옮기다 보니, 애니메이션이 다시 떠올랐다

영문 동화책 번역을 진행하다 보면,
자꾸 애니메이션 파일을 다시 열어보게 된다.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글만을 위한 프로젝트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The Special Spring of the Acacia Tree and the Starlight Fairy』는
동화책과 애니메이션을 함께 염두에 두고 기획된 이야기였다.
그래서 책을 영어로 옮기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 역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나는 동화책 번역과 동시에
애니메이션도 영문으로 옮기고,
영문 더빙을 입히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AI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실험했던 첫 번째 애니메이션에서 시작됐다.
그 애니메이션은 한글 동화책이 되었고,
지금은 다시 영문 동화책과 영문 애니메이션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야기는 아직 하나의 결과물로 고정되지 않은 채,
여러 형태로 옮겨지며 계속 정리되고 있는 중이다.

동화책 번역과 애니메이션 번역은 같은 일이 아니었다

영문 동화책 번역과 애니메이션 영어 더빙은
겉으로 보기에는 같은 번역 작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판단을 요구한다.

동화책은 문장을 읽을 시간이 있다.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도, 머무는 시간도 독자에게 맡겨진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다르다.
이미 정해진 러닝타임 안에서,
같은 감정을 훨씬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해야 한다.

이미 한국어로 완성된 애니메이션이 있음에도,
영문으로 바꾸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문장을 그대로 옮기면 길어졌고,
줄이면 감정이 빠져나갔다.

그래서 같은 장면을 두고,
러닝타임과 감정 사이를 계속 오가게 된다.

google AI Studio TTS로 더빙을 시도하며

영문 더빙에는 google AI Studio의 TTS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무료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 샘플의 선택지는 생각보다 넓다.

같은 목소리라도
내가 어떤 지침을 주느냐에 따라
감정의 톤이 꽤 다르게 바뀐다.
그래서 한 번 정한 목소리를 그대로 쓰기보다는,
여러 방향으로 시도하며 계속 조정하고 있다.

영문 더빙을 준비하면서,
단순히 ‘좋은 목소리’를 고르기보다는
이 인물이 어떤 감정의 결을 가지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했다.

이야기의 흐름을 차분하게 이끄는 내레이터는
정보를 또렷하게 전달할 수 있는 낮은 톤이 필요했고,
그래서 Charon의 목소리를 선택했다.

별빛 요정은
장면의 공기를 부드럽게 바꾸는 존재였기 때문에
따뜻한 중간 톤의 Sulafat이 더 어울렸다.

어린 소녀 미리는
설명보다 감정이 먼저 닿아야 하는 인물이어서
밝고 높은 톤의 Leda를 사용해
같은 장면을 여러 번 더빙해 보았다.

문장을 조금 줄이면 감정이 약해졌고,
감정을 살리면 러닝타임을 넘기기 일쑤였다.
그래서 내가 직접 문장을 다시 쓰고,
다시 더빙을 입혀보는 일을 반복했다.

AI를 쓰고 있지만,
어디까지 갈지 결정하는 일은
여전히 내 몫으로 남아 있다.


Screenshot of English animation dubbing in Google AI Studio TTS, showing voice style instructions and narration text for an English picture book project
google AI Studio TTS에서 영문 애니메이션 더빙을 준비하는 작업 화면.
같은 문장이라도 지침에 따라 감정의 결이 달라진다.

짧은 시간 안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ㅍ

애니메이션 번역을 하면서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이 장면에서 꼭 남아야 하는 감정은 무엇인가.

동화책에서는 여백으로 남겨둘 수 있는 부분도,
애니메이션에서는 한 번에 지나가버린다.
그래서 오히려 선택이 더 선명해진다.

모든 문장을 살릴 수는 없다.
대신 이 이야기를 처음 만나는 영문 독자가
짧은 시간 안에 어떤 느낌을 받았으면 하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힘들지만, 이 과정은 의외로 재미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를
전혀 다른 매체의 언어로 다시 만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록처럼 보이지만, 가볍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영문 애니메이션은
영문 동화를 구매한 독자가 함께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책으로 먼저 만난 이야기가
영상과 목소리로 다시 이어지는 경험을 상상하며,
이 작업의 디테일 하나하나를 조정하고 있다.

이 연재를 이어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니메이션의 영문 TTS가 하나씩 완성되어 갈수록,
영문 동화 출판 역시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감각이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문장이 정리되고, 목소리가 입혀지고,
이야기가 영어라는 언어 안에서 다시 숨을 얻는 순간들을
지금 이 시점에 함께 남겨두고 싶었다.

하나의 이야기가
책과 영상, 그리고 언어를 오가며
조금씩 완성되어 가고 있다.


이 이야기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궁금하다면,
아래의 기록을 함께 읽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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