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한 권으로 묶으며
모든 출간 준비가 끝나고 나서야, 이 작업이 정말로 마무리되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영문판 『The Special Spring of the Acacia Tree and the Starlight Fairy』는 18일에 정식 출간된다. 이 이야기가 어떤 모습으로 책이 되었는지, 그 흐름을 따라와 준 독자라면 이제 실제 책 속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한 권의 책으로 수렴하는 과정
이 동화책을 준비하는 동안, 가장 많이 한 일은 새로 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써 온 이야기들을 다시 읽는 일이었다. 이야기를 더 크게 만들기보다는, 이미 놓여 있던 문장과 장면들이 어떤 결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 길었다.
처음에는 이 이야기가 더 멀리 가도 괜찮을지 스스로에게 묻는 단계가 있었다. 한 언어 안에 머물던 이야기를 다음 단계로 보내도 될지, 그 질문 앞에서 오래 머물렀다.
그 다음에는 ‘옮긴다’는 행위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한글을 영어로 바꾼다는 것이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바꾸는 일인지, 번역이라는 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지점들이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문장보다 먼저 도착해 있던 것들이 있었다. 동화를 옮기고 있었지만, 사실은 이미지와 장면들이 이미 이야기를 알고 있었던 순간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이 이야기를 읽게 될 영문 독자를 떠올리게 되었다. 같은 문장이 다른 언어 안에서 어떤 속도로 읽히는지, 어떤 표정으로 남는지를 하나씩 확인하며 문장을 다시 조정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 단계들은 각각 따로 존재하던 기록들이었지만, 책으로 묶이는 순간 하나의 흐름으로 수렴했다. 이 책을 정리하는 일은 무언가를 더하는 작업이 아니라, 이 변화들을 한 권 안에 조심스럽게 담아 두는 일이었다.
왜 아마존 킨들이었는가
아마존 킨들(KDP)을 선택한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글로벌 독자를 만나는 가장 알려진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플랫폼이고, 그래서 이 동화책 역시 그 안에서 발견되기를 바랐다.
화려하게 소개되기보다는, 누군가의 검색 결과 한편에 조용히 놓여 있다가 우연히 마주쳐지는 방식이 더 어울린다고 느꼈다. 이 이야기가 도착해야 할 자리는, 아마도 그런 위치일 것 같았다.
책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오래 머물렀던 항목이 하나 있었다. 이 책을 만드는 데 인공지능(AI) 도구를 어느 정도 사용했는지를 직접 표기하는 단계였다. 텍스트, 이미지, 번역 각각에 대해 활용 범위와 사용 도구를 기재하게 되어 있었고, 단순한 체크라기보다는 작업 전반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질문처럼 느껴졌다.
AI는 초안을 빠르게 만들고 여러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구였지만, 최종 판단과 선택은 끝까지 사람의 몫으로 남아 있었다. 이 항목을 채우는 과정은, 내가 어떤 태도로 이 책을 만들었는지를 스스로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책을 어떻게 읽어도 좋을지
이 연재를 여기까지 읽어온 사람이라면, 이미 이 동화의 많은 부분을 알고 있는 셈이다. 어떤 지점에서 멈췄고, 어떤 장면에서 다시 돌아갔는지까지 함께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기보다는, 이미 한 번 함께 지나온 이야기에 가깝다. 다만 책 속에서는, 이 연재에서 일부러 설명하지 않았던 장면들이 조용히 제자리를 찾아가 있다.
아이에게 그냥 읽어줘도 좋고, 읽다 멈춰서 “이건 무슨 놀이 같아?”라고 물어도 괜찮다. 혹은 책을 덮은 뒤에야, 부록에 있는 아까시아 잎 점 이야기를 꺼내도 좋다.
이 동화가 어떤 방식으로 읽히든, 이 연재를 함께 지나온 독자라면 책 속 문장들 사이에서 익숙한 흔적을 몇 군데쯤 발견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 영문 동화 출간 안내
『The Special Spring of the Acacia Tree and the Starlight Fairy』 (English Edition)
📅 Publication date: January 18
🔗 Amazon Kindle link: https://www.amazon.com/dp/B0GGRXVCL3
이 여정을 처음부터 따라가고 싶다면, 아래 기록들에서 이어서 읽을 수 있다.
→ [영문 동화 출간 여정 1] 아까시아 이야기가 다음 단계로 가는 순간
→ [영문 동화 출간 여정 2] 한글을 영어로 옮길 때, 가장 먼저 멈춘 지점
→ [영문 동화 출간 여정 3] 동화책을 옮기다 보니, 애니메이션이 다시 떠올랐다
→ [영문 동화 출간 여정 4] 영어로 쓰며 달라진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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